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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교육부 「중장기(2027~2030년) 초·중등 교과교원 수급방향」 발표 관련
학생 수가 아닌
교육이 기준인 교원정책으로 전환하라!
▲ 교원 수급 기준을 ‘학생 수’에서 ‘학급 수’와 ‘교육수요’ 중심으로 전환해야
▲ 학령인구 감소는 교원 감축이 아니라 교육여건 개선의 기회
▲ ‘적정 학급당 학생 수’ 기준 마련이 교원정책 전환의 출발점
○ 교육부가 25일 「중장기(2027~2030년) 초·중등 교과교원 수급방향」을 발표했다. 학생 수 감소만을 기준으로 교원을 감축하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지역균형성장, 고교학점제, 기초학력 보장, AI 교육 등 변화하는 교육 수요를 교원수급에 반영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은 이전보다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미래교육은 방향 제시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새로운 교육 수요를 실제 학교에서 구현할 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이번 발표에서도 여전히 미흡하다.
○ 지금 학교는 학생 수보다 교육 수요가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은 증가하고 있고, 다문화 학생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요구는 어느 때보다 커졌으며, 고교학점제는 더 다양한 과목 운영과 촘촘한 학생 지도를 요구한다. AI 교육 역시 기기를 보급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고, 학습을 설계하며, 관계를 맺고 지원하는 역할은 결국 교사가 맡아야 한다.
○ 그런 점에서 이번 수급방향은 교육부가 내세운 정책 목표를 충분히 뒷받침하기에 미흡하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기초학력 보장, AI 인재양성 등 새로운 교육수요를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체적인 교원 수급 방향은 여전히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감축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며 기초학력과 AI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육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이번 계획이 그러한 수요를 얼마나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교육수요 확대와 교원 감축이라는 상반된 목표 사이의 긴장이 현장에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크다.
○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교원 수급 정책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원 감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는 학생 수 총량만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다. 학생 수 감소 폭과 학급 수 감소 폭은 일치하지 않으며, 소규모학교는 학생 수와 관계없이 최소한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교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원을 줄일 명분이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제공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의 질을 높일 기회가 되어야 한다.
○ 특히 이번 발표는 학령인구 감소가 가져온 교육 여건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지역의 학급 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넘어 이제는 학급의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 전체 학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전교생 5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는 급증하고 있다. 양육자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이주하지만, 정작 이들이 몰려든 신도시 지역은 과밀학급으로 인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 학생 수 감소와 학교 운영 여건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단순히 학생 수 총량만을 기준으로 교원을 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와 학급 단위의 교육 수요를 반영한 교원정책이 필요하다.
○ 문제는 학생 수 감소 자체가 아니다. 현재 학교 현장은 학생 수 감소와 학교 규모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여전히 과밀학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반면, 농산어촌과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소규모학교가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의 과밀학급과 농산어촌의 소규모학교는 같은 통계 안에 있지만 전혀 다른 문제다. 학생 수만 보고 교원을 줄여서는 어느 쪽도 해결할 수 없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과밀학급을 해소하고 소규모학교의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교원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교육의 기회는 지역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도시의 학생과 농산어촌의 학생 모두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며, 국가는 이를 위한 교원 배치와 지원 체계를 책임져야 한다.
○ 국가교육위원회법 제10조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를 국가교육발전계획의 핵심 과제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4조 제3항 역시 국가가 학급당 적정 학생 수를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교원 배치와 학급 편성을 위한 행정 기준만 운영하고 있을 뿐,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에 필요한 적정 학급 규모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국가적 기준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는 교원을 줄일 명분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일 기회여야 한다. 정부가 선택해야 할 것은 교원 감축이 아니라 교육여건 개선이다. 교원수급 정책은 학생 수와 퇴직자 수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예산 논리가 아니라, 학교의 활력을 높이고 미래교육을 뒷받침할 교원을 계획적으로 확보하는 국가의 교육정책이어야 한다.
○ 전교조는 교육부가 교원 수급 정책의 기준을 학생 수에서 ‘학급 수’와 ‘교육 수요’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국가 차원의 적정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마련하고,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소규모학교를 방치하거나 통폐합하는 대신 최소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교원을 국가가 책임지는 기초정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고교학점제, 기초학력 보장, 특수교육, 정서지원 등 새롭게 늘어나는 교육 수요를 반영한 추가정원제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 또한 정부는 명예퇴직자 감소를 신규 교원 채용 축소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최근 명예퇴직이 줄어든 것은 명예퇴직 예산 부족으로 퇴직을 희망하는 교사들조차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원수급 정책은 학생 수와 퇴직자 수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예산 논리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의 요구와도 연계되어 견인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 미래교육은 선언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교원 확보 없는 미래교육은 구호에 불과하다. 미래교육의 성패는 결국 충분한 교원 확보와 교육여건 개선에 달려 있다.
2026년 6월 2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